[2012.10.22] 소금

홈지기 | 2012.10.22 13:37 | 조회 2082
 
소금이 있어서 음식을 썩지 않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소금이 있어서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며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탐사보도를 통해 사회가 썩지 않도록 하는 일을 맡고 있는 언론인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PD수첩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견지해온 날카로운 비판정신은 사회를 긴장하게 합니다. 부정과 부패가 줄어들게 하고 우리 사회가 정의와 공정의 길을 가게 합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피디와 작가들이 쫓겨났습니다. 여름에 쫓겨나 일할 기회와 일할 자리를 빼앗긴 이들이 MBC방송국 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가을비 뿌리고 찬바람 불고 나뭇잎 하나씩 둘씩 떨어지는 길바닥에 그들은 앉아 있습니다.

소금이 / 바다의 상처라는 걸 /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 아는 사람은 /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 이 세상 모든 것이 / 맛을 낸다는 것을
---류시화 「소금」중에서

류시화 시인은 「소금」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금이 바다의 상처요 바다의 아픔이요 바다의 눈물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이 썩지 않도록 소금의 역할을 하며 살아온 이들이 실은 바다의 상처요 아픔이요 눈물이었던 것입니다. 상처를 딛고 아픔을 딛고 소금으로 거듭 났던 것입니다. 아픈 눈물이 쌓여 소금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단지 부패하지 않게 하는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맛을 내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걸 망각한 채 MBC는 소금 같은 이들을 해고하고 거리로 내쫓았습니다. 그들이 다시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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