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1] 며칠째 하늘이 흐립니다.

도종환 | 2012.08.16 19:54 | 조회 2751
며칠째 하늘이 흐립니다.

도심의 잿빛에 둘러싸여서도 녹색을 지키며 자라는 나무들을 바라봅니다. 며칠간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교과서 시 삭제논란’이 오늘 오후를 지나며 잠잠해지는 듯합니다.

<도종환 시, 교과서에 남는다.>라는 신문기사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유배의 먼 길을 떠나다 갑자기 불려 올라온 신하의 심정 같다고나 할까요.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는 순간 한쪽에서는 문학의 ‘위리안치(圍籬安置)’가 준비되고 있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많은 국민들, 문인들, 언론인들의 도움으로 학생들이 제 시를 읽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문학과 시를 통해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영향을 주며 살고 싶은 게 저의 오래된 꿈입니다. 그러...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는 순간 저의 삶, 저의 소망, 저의 의도,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님을 압니다. 그렇지만 시인 도종환에게 주셨던 사랑이 정치인 도종환으로 인해서 작아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의정활동을 하겠습니다. 언어에 봉사하는 시인으로서 가졌던 품격이 국민에 봉사하는 정치인 도종환에게 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비바람이 지나간 뒤 나무들이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오듯 저도 다시 소요의 중심에서 고요의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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